탄생 200주년을 맞은 삿갓시인 김병연(金炳淵.1807~1863)의 대표작 중 하나인 `蘭皐平生詩'(난고평생시)의 원제목은 `懷鄕自歎'(회향자탄)'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전남대 호남한문학연구소(소장 김대현 전남대 국문과 교수)에 따르면 연구소는 지난 10여년간 전국 각지의 김삿갓 관련 필사본 한시 집을 수집한 결과 19세기 후반에 필사된 여러 시집들에 이 시의 제목이 `회향자탄'으로 기록된 것을 발견했다.
연구소 측은 1939년 이응수 선생의 `김립 시집'에 `난고평생시'로 실리면서 이 시의 제목으로 굳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시는 김삿갓의 일생을 담담하게 회고한 내용으로 시인의 마지막 시로 잘 알려져 있다.
연구소는 또 19세기 후반 한시 집에서 `將遊赤壁歎有客無酒' (장유적벽탄유객무주) 등 김삿갓의 시 20여 수를 새롭게 발굴했다.
이 시는 김삿갓이 전라도의 대표적 명승지였던 화순 적벽을 유람하면서 쓴 것으로 추정되는데 적벽 유람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완전한 형태의 적벽 유람시가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연구소 측은 밝혔다.
김 소장은 "김삿갓, 김립, 난고 등으로 불린 김병연은 22세에 집을 나와 57세에 전남 화순에서 사망할 때까지 전국을 방랑하면서 수천 수의 한시를 창작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480여 수만 알려져 있다"며 "이번 발굴로 전해지는 작품이 500수를 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국내에서 30종 가까운 김삿갓 시집이 간행됐지만 완전한 그의 작품집은 전혀 없는 실정"이라며 "사후 150주년이 되는 2013년까지 총체적인 수집작업을 벌여 김삿갓의 시를 정본화하겠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인문주간 행사중 하나로 오는 10-13일 광주 아시아문화전당 홍보관에서 `김삿갓과 오늘의 만남'이란 주제로 전시회를 갖고 새롭게 발굴된 시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