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장 전종주씨의 입장표명을 읽고나서
한마디로 기가 막히다.
이글이 과연 자칭 서단의 지도자이며 본인의 주장대로 대학에서 30년동안 학생들을 가르친 교수란 자의 글인가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도무지 중심 내용이 무엇인지 알수 없을 만큼 종횡무진 이리저리 갈팡질팡, 거기다가 효과음으로 넣었는지 비꼬기 위함인지 자신의 말하는 해학인지, 중간중간 들어있는 중고딩 네티즌들이나 쓰는 ㅎㅎ라는 자음처리는 물론, 가장 압권은 마지막에 들어가 있는 ‘푸하하’ 라는 효과음이다.
이글을 보고 나서 잠시 생각해 보았다.
이 사람은 혹시 개그를 하고 있는게 아닐까?
그러나 개그로 보기에는 내용이 심각해서 어울리지 않고 또 효과음이 들어간 자리도 그다지 적당해 보이지도 않는다. 그래서 그가 주장한대로 이글은 그 나름의 해학이라고 해석해주기로 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종류의 사건과 해학이 어울린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지만 말이다.
맨 처음에 달랑 몇줄 사죄의 글이라고는 적혀 있지만 내용을 읽어보면 이 사람이 과연 사죄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도 현장휘호에서 낙선, 입선 처리된 사람들에게는 추호도 사과할 마음이 없다고 했다.
자신이 점찍어 두었던 특선후보를 올리기 위해 심사위원장의 권한으로 특선자수를 고무줄처럼 늘였다가 일부 심사위원들의 저지로 무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니 갑자기 그 무소불위의 권한으로 멋대로 특선예정자들을 고무줄 자르듯 싹둑 잘라 버리고도 아직도 투명하고 정의롭게 심사가 이루어졌다고 큰소리치는 모양이다.
사과 받을 마음도 없다.
특선 후보에 올랐다가 서울까지 상경하여 어차피 보지도 않을 휘호를 시키는 대로 두 번이나 하고 하루종일 기다리고 거기다가 인격적인 모멸감까지 겪으면서 그래도 살면서 귀중한 체험 하나를 뼈저리게 했다고 치면 된다.
그 평범하고도 중요한 교훈은 인간은 어떤 지위와 여건에서도 겸손해야 한다는 교훈이다.
그러나 문제는 심사과정에서의 일들이다.
본인의 말로는 누구를 지칭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세치 혓바닥과 지문도 없는 두손바닥을 비벼 운영위원 심사위원을 번갈아 가며 해먹는’ 것이 현재 서단의 실상이라 했다. 아직 일개 서생인 나로서는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석송 선생의 글에 의하면 부끄러운 참담한 현실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누가 누구에게 하는 말인가.
그는 서협이 창단된 이래도 가장 많이 심사를 하였고 서협운영에도 깊숙이 관련해 왔었던 인물이다.(심사6회- 심사위원장2회포함- 운영위원1회) 따라서 그의 글에서 이야기 한 대로 작가의 조형능력과 실력만으로 특선이상이 불가능한 현실이라면 그 동안 얼마나 많은 담합과 귓속말이 오고갔던 것일까.
그 귓속말과 담합속에서 자신은 홀로 독야청청 했다고 지금 주장하는것일까
심사위원들이 미쳐 보지도 못한 작품을 운영위원 몇사람과 결탁해 따로 보관해 두었다가 불쑥 대상으로 선정해버리는 심사를 하고 서도 해명이라고 하는게 ‘작품의 평가는 그 시대의 사회적 가치를 기준으로 해야하고 그 가치는 중심문화와 주변문화의 유기적인 흐름과 합종연횡을 살펴 정체성, 독자성, 그리고 차별성이 어우러진 복합적 평가가 이루어져야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단순히 그 기능적인 평가로 한정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운운...’
귀신 씨나락 까 먹는 소리다.
작품은 작품으로 평가 하면 그만이지 왠 되지도 않은 현학인가.
수상작품은 100%는 아니다 하더라도 적어도 다수의 많은 사람들이 수긍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심사위원들이 작품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심사위원장이라 하더라도 깨끗이 인정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주장하듯이 대상과 학연 인연 금연등 모든 인연의 굴레에서 그토록 자유롭다면 왜 무엇 때문에 그 작품을 심사위원들에게 설득하고 인정을 받지 못하고 감추듯이 보관했다가 마지막에 발표해버리는 극적인 방법을 택했을까. 본인이 주장한 그 모호한 유기적인 흐름과 합종연횡의 인간관계 때문 이었을까.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두 손바닥을 비벼대고 세치 혓바닥으로 바굴한 언어를 쏟아 내며서(이말을 자꾸 인용하는거 정말 싫다) 심사결과를 오염시켜 버린 사람' 이 비단 일부의 비양심적인 심사위원들만의 문제이고 자신은 전혀 관계없는 깨끗한 심사위원장이고, 자신은 출품자들보다 못한 안목과 실력을 가진 심사위원들에게 굴복할 수 없다는 돈키호테적인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석송 선생의 글에서 이미 밝혀진 대로 수준이 되지 않은 특선을 올리는 대신에 행서특선자수를 늘려주는등 멋대로식 심사를 이미 한바 있다는 것은 모두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은 세치 혓바닥과 비굴한 웃음이고 자신은 인간적인 고뇌를 거듭한 끝에 특선을 추천했다하니 어불성설도 이정도면 하늘을 덮을 수준이다.
그야말로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스캔들이란 소리이다.
(물론 이 말은 일부 심사위원과 운영위원들의 비리를 정당화하는 말은 절대로 아니다. 비리는 반드시 개선해야 할 문제들이다. )
또 그는 댓글을 단 네티즌에게 시종일관 호통치듯 묻는다,
그 내용은 주로 어차피 공모전이란 데가 다 그렇고 그런 것 인데 그런줄을 정말 모르고 있었냐는 것.
이런 공모전의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당신들에게 있느냐는 것,
공모전을 통해 쉽고 빠르게 작가의 길로 가려는 생각일랑은 버리고 자유로운 개인창작활동을 하지 왜 여기서 이렇쿵 저러쿵 하고 있느냐는 것,
여기서 또 주목할 만한 사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과시를 하고 싶은데 또 그런 차원에서 공모전을 통한 신분상승의 기회가 모처럼 왔었는데 그 기회를 심사위원장이 박탈해버린 울화 때문입니까?’하고 소리 높여 꾸짖고 있다.
말하자면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소리이다. 적반하장도 정도가 있어야한다,
그의 눈에는 공모전에 응모한 자들은 배고픈 먹이사슬의 공모전 구조를 이용해 모두 쉽고 빠르게 작가의 길로 가려하거나, 신분상승의 기회로 삼고 있는 사람들인 것이다.
이 글을 보고있는 네티즌들중에 공모전을 신분상승의 기회로 생각하고 있는 분들이 계신가?
어떤 얼빠진 작자가 서협 공모전을 신분상승의 기회로 생각하겠는가. 신분상승을 원한다면 지금까지 서예에 투자한 시간과 노력을 다른 공부든 일이든 어떠한 곳에 투자한다 해도 훨씬 더 큰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저 서예가 좋아서 먹향이 좋아서 지금까지 수많은 시간들을 묵묵히 공부해오다가 자신의 능력을 좀 더 눈 밝은 이들에게 평가받고 싶은 곳이 공모전이다.
또 그 덕분에 서예협회라는 단체가 면모를 유지하고 명실공히 자타가 공인하는 법인단체로우뚝 설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그 중심에서 공모전을 심사위원장이라는 무소불위의 권한으로 마음대로 휘저어 놓고 공모전이 그렇고 그런 것을 왜 몰랐냐고 하니 더 무슨 말이 필요한가.
또 하늘 무서운줄 모르는 발언은 ‘한국서예협회대전은 노인 복지를 위한 아마추어 경연장이 아니며 동네 문화센터 수강생들의 과시욕구나 충족시켜주는 괴발새발 놀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 일이 있어도 특정 계층의 누구든지 폄하 해서는 안된다고 배웠다.
노인이라 해서, 문화센터 수강생이라고 싸잡아 뭉개버리는 발언을 너무나 쉽게 하는 그 무모한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서 비롯되는 걸까?
입장표명이라고는 했지만 조롱문인지 우롱문인지 해학인지 알 수 없으나, 이글을 읽는 동안 시종일관 허탈한 느낌은 비단 나 혼자만의 생각만은 아닐 것이다.
떠나라면 언제든지 고마운 마음으로 서협을 떠나겠다는둥, 존경철회에 더 깊은 감사를 드린다. 왜냐하면 여러분의 존경을 평생의 수치로 여긴다는둥, 양은 냄비처럼 달아 오르지만 말고 해학과 여유를 가지고 좀더 주도 면밀하게 심사위원장을 공격하라는둥. 그리고 끝에는 어김없이 그 ㅎㅎ를 빠뜨리지 않았다.
이게 장난인지 조소인지 그가 생각해낸 수준의 해학인지도 구별도 못하겠다.
또, 첫머리 제목에 “일부 특정 지역과 부문, 그리고 매체의 논란에 대한 입장표명”이라고 적어놓았다.
특정지역 또는 특정부문이라고 딱 엮어서 지리적인 정서로 이끌고 가려는 그의 시도는 정말로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
휘호장에서의 탈락은 부문별로는 한글만이 제외되어 있었고 문인화가 가장 많았고(이유는 알 수 없으나 처음부터 문인화 부문을 자꾸 문제로 부각시켰다) 지역으로는 특정지역만이 아니라 전국권이고 무차별적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것을 특정지역으로 몰고 가서 마치 특정지역만의 문제인 것처럼 아주 머릿글로 써 놓았다.
문제의 핵심을 흐리게 하는 비열한 방법이다.
이 땅에서 모두 이 공부의 길을 함께 걷고 있는 도반들로서 특정지역이 어디에 따로 있겠는가.
모두가 좀 더 진보되고 성숙한 서단을 만들기 위한 노력일 뿐이다.
마지막에는 ‘이번에 문제를 제기하고 논란의 중심을 이끌고 있는 분들에게 감사하며, 그 분들이 목표하는 소기의 성과를 꼭 얻으시기를 당부해 마지 않습니다’ 라고 한 다음 예의 그효과음 ‘푸하하’ 이다.
참 해학치고는 수준 낮은 해학이다.
그의 말대로 한국서예대전이 실력보다는 세치 혓바닥과 두 손바닥을 비비고 비굴한 언어를 쏟아 내어서 온갖 인연이 있어야만이 가능한 해묵은 패악이었다면 서협역사상 가장 많은 심사를 하고 두 번씩이나 심사위원장을 한 그 자신 역시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오히려 가장 깊이 책임감을 통감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땅의 모든 공모전이 그럴 수밖에 없는 배고픈 먹이사슬의 구조로 엮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지방의 공모전을 거쳐 왔지만 그곳은 손바닥도 혓바닥도 필요없이 고맙게도 무명의 서생을 기꺼이 거두어 주었다.
그의 주장처럼 공모전이 악순환 그 자체이라면 공모전은 존립의 이유가 없다.
오히려 공모전의 주인공인 출품자들에게 깊은 상처만 안겨주는 결과만 줄 뿐이다.
지금의 이 진통은 지금까지의 한국서예대전이 안고 있었던 문제를 묵과할 수 없는 시점까지 왔다는 것을 의미 하는지도 모른다.
그의 ‘당부의 말씀’중에 네티즌들을 향한 야유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번 논란이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는데 대해 실망스럽다고 말하였지만 내 생각은 그 반대이다.
아직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양심선언을 하는 심사위원들도 있고 또 서협내부에서도 이 목소리를 진지하게 경청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다.
또 많은 네티즌들이 관심을 가지고 주목하고 있으니 그의 말대로 공모전의 해묵은 해악을 단숨에는 아니라 하더라도 조금씩 합의를 도출해서 누구나 신뢰 할 수 있는 명실 상부한 대한민국 서예대전으로 거듭날 수 있으리라는 강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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