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몸의 주인
이 몸에 주인이 없는 것은
집에 사람이 없는 것과 같다.
此身無主 如屋無人
차신무주 여옥무인
- 조익(趙翼 1579 ∼ 1655),〈구잠(懼箴)〉,《포저집(浦渚集)》
[해설]
저자는 사람의 마음은 온몸의 주인인데, 잡으면 보존되고 놓으면 도망치는 것이 순식간에 이루어지며, 조금이라도 깨어 있지 못하면 천리 밖으로 달아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하늘이 사람을 내실 때 커다란 인륜에서부터 사소한 말과 행동에 이르기까지 각각 하늘의 법칙을 두었으니, 사람이 이 도에서 멀어지면 금수(禽獸)와 다를 게 무엇이겠냐고 합니다.
잡지 않아도 보존되고, 놓아도 도망가지 않는다고 말한다면야 말하는 이도 듣는 이도 모두 마음 편할 것입니다. 그런데도 옛 분들이 위로는 신명(神明)이 계신 듯, 아래로는 아슬아슬한 골짜기가 있는 듯 항상 그 마음을 조심하라고 누누이 강조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집에 사람이 없으면 도둑이 들어 살림살이를 온통 다 뒤집어 놓을 수 있듯이, 하늘이 내린 법칙대로 내 마음을 간수하지 못하면 욕망이란 위험천만한 도둑이 들어와 내 마음을 온통 다 뒤집어놓을 수 있습니다.
집을 나서며 문단속을 하듯,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하늘이 주신 첫 마음을 잃는 일이 없도록 마음 단속을 잘해야겠습니다.
옮긴이 : 하승현(한국고전번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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