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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하 이야기/情 나눔글

[펌글] 두 편의 사랑이야기

 

사랑만 하고 살아도 인생은 너무 짧습니다.


 지금부터 420년 전인 1586년 6월 1일

안동에 살던 고성 이씨 양반이 병마를 이겨내지 못한 채 31살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다.

 임신 중이던 아내는 병이 중한 남편의 쾌유를 위하여 자신의 머리카락을 삼 줄기에 묶어 엮은

미투리와 함께 언문(한글)으로 쓴 편지를 남편의 가슴에 얹어 남편을 묻는다.

 412년이 지난 1998년 봄 이 분묘를 이장하려고 개봉한 후손들은

위 귀한 편지와 미투리를 가슴에 안고 염할 때 모습으로 고이 잠든 조상님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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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이 아버지께]


당신은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시나요.

나와 어린 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시나요.

당신, 나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왔고

나는 당신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 왔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가요.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해도 나는 살 수 없어요.

 빨리 당신에게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이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주세요

당신 말을 듣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써서 넣어 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주세요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 있다 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시라는 건지요.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을까요.

이런 슬픈 일이 또 있을까요

당신은 한갓 그곳에 가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한들 내 마음같이 서러울까요.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어서 와서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오셔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주시고 또 말해주세요

나는 꿈길에서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습니다.

몰래 와서 보여 주세요

하고 싶은 말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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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안동의 어떤 회사는 물건을 팔면서 이 편지를 동봉하여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이 여인의 정성으로 그 남편은 400년이 넘을 때까지 귀한 모습을 고이 간직하여 후손들을 감동시키고,

그 덕을 입은 후손들은 많은 인물들을 배출하였고

이 편지와 미투리에 담긴 이 여인의 남편에 대한 사랑과 정열은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우리들 가슴에 뜨겁게 남아있습니다.

어찌 이 여인만 그 남편을 사랑하겠습니까?


세상의 어느 여인이 저 여인만큼 남편을 사랑하지 않겠습니까?

서른하나의 꽃 같은 나이에 저 여린 여인과 자식을 두고 간 저 아까운 젊은이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을 두고 세상을 떠나는 남편이 어디 저 분뿐이겠습니까?


남편보다 먼저 가는 아내

아내보다 먼저 가는 남편

부모보다 먼저 가는 자식

하늘님이 정해주신 가이없는 목숨

우리는 주변에서 피눈물 나는 이별을 매일 같이 봅니다.


핸드폰으로 1번을 누릅니다.

우리 예쁜이가 받아 “웬 일 이슈?”하고 웃습니다.

우리는 아직 살아있습니다.

우리는 아직 사랑하고 있습니다.

죽을 때까지 저 400년 전의 여인보다 더 열심히 사랑할 겁니다.


사랑만 하고 살아도 우리의 삶은 너무도 짧습니다.

죽도록 사랑만 하고 살아도 우리의 목숨은 너무도 불쌍합니다.


아내를, 남편을

우리 모두 사랑합시다!


(‘07. 11. 21. 최영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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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을 울려버린 적군장교와 60년 못 다한 사랑 ♡♡♡


 

 유럽을 울려버린 적군장교와 60년 못 다한 사랑.

사랑이 아름다울수록 운명은 혹독한가.

60여년의 기다림 끝의 짧은 만남.

그리고 영원한 이별.

지난달 80세로 세상을 떠난 한 그리스 할머니가 온 유럽인의 가슴을 적시고 있다.


 안젤리키 스트라티고우.

이 할머니는 ‘아모레 셈프레’ (영원한 사랑) 라는 이탈리아어로 끝나는 두통의 엽서를

가슴에 끌어안고 숨을 거뒀다.

할머니가 숨지기 직전 몇 분 동안 한 말은"티 오 스페라토 콘 그란데 아모레

(난 위대한 사랑을 안고 그대를 기다렸어요) ."


시간은 1941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20세의 이탈리아군 소위 루이지 수라체는 그리스 펠로폰네소스 반도 서북부의

아름다운 항구도시 파트라이로 파견된다.

행군을 하던 루이지는 집 앞에 앉아 있던 안겔리키 스트라티고우에게 길을 묻는다.

처녀는 크고 검은 눈이 매력적이었다. 청년은 의젓하며 정이 많은 장교.

둘은 서로에게 마음이 끌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길을 가르쳐준 처녀가 굶주림에 지쳐 있음을 눈치 채고 갖고 있던 전투식량을 나눠줬다.

루이지는 사흘이 멀다 하고 먹을 것을 들고 그녀의 집을 찾았다.

루이지는 그리스말을, 안겔리키는 이탈리아말을 배웠다. 짧았던 행복.


그러나 이 행복은 43년 이탈리아가 항복하면서 끝난다.

급거 귀국해야 했던 루이지는 안겔리키를 찾아 손을 한번 잡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하지만 적군 장교와 사귀는 것을 다른 사람이 볼까 두려워한 그녀는 끝내 거절했다.

대신 떨리는 목소리로 "전쟁이 끝나면 결혼해 달라" 는 루이지의 청혼에 대해서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전쟁이 끝난 후 루이지는 고향인 이탈리아 남부 렉지오 칼라브리아로 돌아갔다.

그곳에서 루이지는 안겔리키에게 계속 편지를 띄웠다.

당시 그녀는 고모 집에 살고 있었다.

하지만 조카가 적군과 연애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던 고모는 편지를 중간에 가로채 없애버렸다.

 메아리 없는 편지를 계속 보내던 루이지는 천 일째 되던 날 드디어 그녀를 잊기로 결심했다.

루이지는 곧 결혼을 했다. 아들 하나를 둔 평범한 삶이 계속됐다.


그러나 부인이 1996년 세상을 떠나자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가 그의 가슴 속에서 되살아났다.

그는 파트라이의 시장에게 사연을 담은 편지를 냈고,

시장은 현지 스카이 방송사 기자들의 도움을 얻어

아직도 그 도시에 살고 있던 안겔리키를 찾아냈다.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어요. " 소식을 들은 안겔리키의 첫 마디였다.

안겔리키의 연락을 받은 루이지는 얼굴을 가리고 한없이 울었다.

그녀가 56년 전의 결혼약속을 여전히 믿으며 평생을 독신으로 살아왔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의 성밸런타인데이에 둘의 감격어린 재회가 이뤄졌다.

파트라이를 방문한 루이지는 또다시 떨리는 목소리로 청혼했고

안겔리키는 벅찬 가슴으로 받아들였다.

루이지는 77세, 안겔리키는 79세였다.


 1년의 절반씩을 각각 그리스와 이탈리아에서 지내기로 한 루이지와 안겔리키의 달콤한 계획은

안겔리키가 앓아누운 끝에 훌쩍 하늘나라로 떠나면서 꿈이 돼버렸다.

 사망일은, 1월 23일로 예정됐던 결혼식을 2주일 앞둔 9일이었다.

루이지는 아직도 그녀의 죽음을 모르고 있다.

그 자신이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했고, 주변에서 비밀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혼식도 연기된 것으로 안다.

지금도 그는 매주 토요일 아침이면 펜을 들어 영원한 사랑으로 끝나는 엽서를 쓴다.

엽서는 그녀의 무덤 앞에 쌓이고 있다.